[일반 소설 타입] 실제 소설 맞리퀘 작업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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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익 하는 소리가 오래된 문의 경첩에서 꺾여 나왔다. 그 소리는 아무도 없어 보이는 넓은 공간 안을 가득 메우고는, 그 뒤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어두운 곳에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떠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문을 열고 안으로 한 발짝 들어선 작은 누군가가 당차게 소리쳤다.

 “마왕! 네놈을 잡으러 왔다!”

 얼핏 보기에는 조그맣고 귀여운 어린 아이같아 보였지만, 들고 있는 것은 제대로 된 무구같은 것들이었다. 누가 이 사람을 용사라고 한다면, 저 사람이 용사야…? 하며 어리둥절해 할 것 같은. 그런 순진무구해 보이는 사람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어둠 속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가 그대로 허리에 손을 얹고 기다리자, 탁 하고 순식간에 그 공간 안쪽의 불이 켜졌다.

 “용사, 잘도 찾아왔겠다…”

 나를 쓰러트릴 준비는 되어 있는가?!

 그 건물은 텅 비어 있었다. 그리고 상당히 넓은 공간이었다. 중심부를 받치려는 듯, 모서리마다 어느 정도 간격을 둔 채 기둥이 네 개 있었고, 온통 나무로 이루어진 공간이었다. 목재 냄새가 코를 스미는 가운데, 저 멀리. 그러니까 이 방의 가장 안쪽에 놓인 커다란 의자 위에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과연 나의 힘을 감당할 수 있는 자인지 확인해 보도록 하지!!”

 의자에 앉아있던 이는 머리 위에 있는 이파리를 팔랑거리며 앉아있던 자리에서 내려와 어린 용사의 앞으로 다가섰다.

 “이름이 무엇이냐?!”

 어린 용사가 물었다.

 “강구리라고 한다! 용사!”

 “그러냐?! 나는 유솜이다!”

 싸우기 전에는 원래 서로의 이름을 밝히고 전투하는 것이 이곳의 규칙이지!

 별 시답잖은 애들 장난 같은 귀여운 소리를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곤, 유솜이 먼저 강구리에게로 달려들었다.

 “이얍!”

 

 그리고 그렇게 강구리에게로 달려들던 유솜은 그대로 자리에 넘어졌다.

 “뭐… 뭐 하는 건가?! 용사! 요즘은 그런 게 유행인가?! 내가 뒤처진 건가…??”

 강구리는 자신의 앞에 얼굴까지 전부 바닥에 엎어져 있는 유솜을 내려다 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러고는 당황스러운 듯 ‘일단, 일어나…’ 라고 말하며 넘어진 유솜을 일으켜 세워 주었다. ‘용사인 나를 도와주다니, 이 녀석은 뭐 하는 마왕이지…?’ 유솜은 수상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이 녀석! 나를 유혹해 내가 방심한 틈을 타 나에게서 승리를 가져갈 셈인가?!”

 유솜이 강구리의 도움을 받아 일어서며 바로 자세를 바꿔 강구리를 손가락으로 확 가리켰다. 그러자 강구리는 ‘아니, 그냥 넘어졌길래 도와준 건데…’ 라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도와… 줬다고?”

 

 순간 유솜은 마왕인 강구리가 용사인 자신을 도와주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강구리를 빤히 쳐다보았다. 강구리는 그런 용사가 조그맣고 폭신해 보이는 것이 너무나 귀여워 보이는 듯 유솜을 빤히 바라보았다.

 “후, 후, 후, 용사 유솜… 나의 공격을 과연 피할 수 있을까?!”

 이상한 소리를 하는 강구리에게 유솜이 다시 한 번 달려들었다.

 “당연히 피할 수 있다!! 간다!”

 유솜은 힘차게 말하며 강구리에게로 달려들다가 또 다시 넘어지고는 이거 분명 나무 바닥이잖아?! 하는 말을 중얼거리며  후다닥 일어섰다. 유솜은 굉장히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것 처럼 재빨리 나무 기둥 뒤로 가서 숨었다. 그리고 강구리는 그 모습이 귀엽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용사, 이리 와 보거라!”

 마왕 강구리는 가지고 있던 검을 칼집에 다시 집어넣고는, 그대로 이리 오라는 듯 두 팔을 벌려 손짓했다.

 유솜은 계속해서 기웃기웃 하며 벽 뒤로 고개를 내밀었다 들어갔다를 반복하다가 다시 한 번 강구리에게로 달려갔다. 그러자 그대로 검을 뽑아들고 달려드는 유솜에게로 무엇인가가 반짝 하고 섬멸하는 것이 보였다.

 “구리구리빔!!!”

 “윽…?!”

 유솜은 그 밝은 빛에 잠시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다가, 다시 시야가 확보되었을 때쯤 정신을 차렸다. 유솜의 앞에서는 강구리가 크하하, 용사! 그 정도 실력을 가지고 용사라고 하는 것인가?! 어서 돌아가서 연습을 더 하고 오거라! 하는 이야기를 하며 혼자 바보처럼 웃고 있었다.

 

 “강…구리?”

 조금 전에 구리구리빔을 맞은 유솜은 서서히 앞으로 걸어나와 강구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강구리 또한 왜 그러냐는 듯 유솜을 쳐다보았다.

 “너… 나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유솜이 강구리를 붙들고 몸을 마구 흔들기 시작했다.

 “지, 진정해라. 용사!!”

 “무슨 짓을 한 거냐고! 강구리!”

 “왜 그러는 건데?!”

 유솜은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말했다.

 “요술을 부린 게 틀림없어!”

 강구리는 유솜을 보며 깔깔 웃었다. 유솜은 강구리의 웃음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왜… 왜 그러는 거냐고?!”

 “너는 나에게 반하게 된 것이다, 솜이솜이!!”

 그것은 상대를 매료시키는 매료빔!! 자신이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대에게 사용하면 자신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들지!

 그리고 강구리 또한 해당 설명을 하자 마자 자신의 입을 텁 하고 손으로 재빨리 막아 버렸다.

 “자신과… 같은 감정…?”

 유솜은 마구 뛰는 자신의 심장박동을 느끼며 강구리를 바라보았다.

 강구리는 애써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자신과 같은 감정이라고…?”

 

 강구리는 “에이, 그런 걸 뭘 또 그렇게 신경쓰고…” 하는 말을 중얼거리듯 말하다가 유솜을 빤히 바라보았다.

 “따숩게 입어야지. 용사가.”

 강구리가 몇 번 넘어지며 풀어헤쳐진 유솜의 목도리 상태를 발견하곤, 유솜에게로 다가와 다시 제대로 매어 주었다. 유솜은 목도리 안으로 얼굴을 감추며 강구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걸… 왜 챙겨주는 거냐!”

 솜솜펀치!

 유솜은 강구리를 한 대 툭 쳤다. 그런 유솜의 목에 강구리가 목도리를 정성스레 둘러 주고 있었다. 강구리는 그렇게 유솜을 바라보며 웃었다. 너도 해. 이리 와! 유솜이 강구리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자신의 옆에 들이고는 다시 자신의 목에 감긴 목도리를 강구리에게도 함께 둘러 주었다. 강구리는 만족스러운 듯한 미소를 지었다.

용사와 마왕… 이래도 되는 걸까?

뭐, 어떻게든 되겠지!

 

 

 


 

 

 

 

[총 작업 소요시간 1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