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소설 글타입] 실제 맞리퀘 작업물 1

[신청자분의 요청으로 자세한 신청서 전문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캐릭터 정보(이름) 또한 이니셜로 대체합니다.]

 

 

 


 

 

 

 

 달빛이 창문에서 산산히 부서져 내렸다. 어둑한 밤, 온갖 기밀을 잔뜩 가지고 있을 법한 연구실 건물에 실제로 기밀을 파헤치기 위해 잠입한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아주 분주하게 건물 안의 자료들을 자신들이 챙겨 온 가방에 쓸어 담고 있었다.

 “이게… 수명 향상 프로젝트라고?”

 코웃음치는 듯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옆에 있던 포니테일을 한 헤어스타일을 가진 남성이 그 이야기에 대답이라도 해 주듯 말했다.

 “이미 알고 있었잖아. 결과 뻔한 거.”

 그렇지만 초능력의 개수를 늘리는 실험일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하고 있었어.

 그녀는 어두캄캄한 연구실 안의 테이블 위에 방금 읽은 서류를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일단 빨리 그것도 챙겨. 시간 없으니까.”

 검고 짧은 머리를 가진 남성은 냉정한 말투로 이것저것 무엇인가를 잔뜩 챙기고 있었다. 우리들로써는 그 문서가 어떤 문서인지, 무엇에 쓰는 것인지 같은 것들을 직관적으로 적힌 제목 같은 것이 아닌 것으로는 알아볼 여력이 되지 않았지만. 우선 이 곳에서 일어났던 일을 알아내고 자세히 조사하려면 최소한 이 서류들을 분석할 수 있는 이에게 가져다 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임무이고 말이다.

 “거기 옆에 있는 시험관 같은 건 안 깨지겠어?”

 녹색 머리 남성이 이야기했다. 그러자 검은 머리 남성이 저건 담지 마. 라고 말했다.

 “저걸 가지고 갔다가 중간에 안에서 깨고 나오면 어떡해.”

 포니테일을 한 남성이 그렇게 말하곤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러자 조금 전, 프로젝트에 대해 의문을 표했던 금발의 머리색을 가진 여성이 “지금이 그런 농담이나 하고 있을 때야?” 하고 다그쳤다.

 “네, 네…”

 알겠습니다.

 여성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들은 그는 중요해 보이는 서류란 서류는 모두 챙겨 온 가방에 쓸어 담았다. 검은 머리 남성도, 녹색 머리 남성도 얼추 이 곳에 있는 자료는 거의 챙긴 듯 보였다. “그럼, 이제 나가는 일만 남았군.” 검은 머리 남성이 가장 먼저 가방을 다시 등에 들쳐매곤 말했다.

 

 “일단 벽 뒤로 느껴지는 다른 존재는 없어.”

 조금 전부터 벽을 살펴보던 것인지, 금발 머리의 여성은 이 곳에 있는 네 명이 나가야 하는 출구 쪽으로 한참동안 시선을 고정시키다가 말을 이어갔다.

 “혹시 모르니 잠시.”

 검은 머리 남성이 건물 안을 가득 메울 작정을 했는지, 몸에서 연기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녹색 머리 남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S. 준비해.”

 그러자 S는 귀찮다는 듯 그를 바라보다가 검은 머리 남성의 바로 옆에 있는 문 손잡이에 손을 대고 돌렸다. 그러자 어디에선가 어떠한 말소리가 작게나마 들려왔다.

 “이봐, 저기 뭔가… 연기 같은 게 보이지 않아?”

 “연기? 웬 연기?”

 초록색 머리를 가진 남성은 연구실 안에 있던 나머지 동료들에게 잠시 멈추라는 듯 팔을 뻗어 정지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아니, 그러니까. 이 시간에, 그리고 이 계절에 안개가 낄 일도 없고, 게다가 건물 안인데…”

 “그건 그러니까… 정보에 따르면,”

 그런 대화가 오가다가 이들이 스모크의 능력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던 것인지, 갑자기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아, 현재. B동 3층 F30 연구실 근처에 적의 침입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목소리는 건물 어딘가에서 우리가 있는 이 건물 전체로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것인지, 건물 안을 가득 메웠다.

 ‘현재 활동 가능한 히어로 모두 집결. C급 히어로들은 다른 기관의 연락망을 알아보는 것으로 합니다. 신속하게 대처 바랍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뚝 끊겼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분명 이런 기밀 시설에는 반드시 경비가 존재할 테고, 상대가 우리 능력을 모를 거라 생각한 거야? 그렇게 연기를 만들면 바로 들키지 않겠어?”

 금발머리 여성이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초록머리 남성은 문을 닫았다.

 쉿, 일단 조용히.

 조용히 하라는 초록 머리 남성의 말에 금발 머리 여성은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야, 너도 별 방법 없잖아.”

 

 “다 방법이 있지. 내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녀석들처럼 연기나 피워댔겠어?”

 검은 머리 남성은 냉정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N.”

 검은 머리 남성이 포니테일을 한 여성의 빌런네임을 부르자, 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금발 머리 여성은 뭐야? 왜 웃는 거야? 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N은 걸터 앉아 있던 책상에서 몸을 일으키고 짐을 제대로 꾸리며 말했다.

 “내 환술로 저들이 본 연기 사이에 있던 건물 위치 표식을 건너 편 건물에 있는 표식으로 보이게 만들어 놨어. 아마 히어로들이 우리를 잡으러 이 쪽으로 바로 오는 것이 아니라 건너편 건물로 갔다가 늦게나마 여기로 뛰쳐나올 걸.”

 그러고 보니, 이 곳은 B동이 아니었다. 우리가 잠입한 것이 B동이 아닌 A동인데, 방송에서는 B동에서 침입자의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은…

 “성공적이군.”

 검은 머리 남성이 자신의 머리칼을 정돈하며 다시 몸 안으로 연기를 모두 흡수했다. 여성은 잠시 생각하다가, 초록색 머리칼을 가진 남성의 옆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 보았다. 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주변을 둘러 보자, 저 멀리 건너편 쪽으로 분주해지는 소리는 들리지만, 이 곳의 앞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자, 그럼 작전도 성공적이었으니. 한 번 가 볼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환술로 인해 위치를 교란시켰다는 것을 금방 눈치챌 거야.

 S는 짐을 모두 챙긴 채로 선두에 서서 말했다. 그리고 그 뒤로 나머지 셋이 함께 옷 매무새를 다듬거나 짐을 챙기고, 움직이기 편하게 차림새를 다듬는 등, 나갈 준비를 했다.

 “알았어.”

 금발 머리의 여성이 조용히 답했다.

 그들은 조용히 건물을 나섰다. 선두에 S가 서고, 그 뒤는 E, 그 뒤는 C, 마지막으로는 N이 서서 한 줄로 이동했다. 일은 세이반이 맨 앞을 살피고, 안전하다는 수신호를 보내면 몇 걸음 전진해 모퉁이와 같은 것이 나타나면 잠시 멈추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그 사이에 앨리스는 정신을 집중해 이 건물의 구조를 파악하여 사람이 가장 적을 만한 루트를 찾아 계속해서 브리핑해 주었다. 그리고 혹시나 모르는 상황을 대비하여 C는 온 몸에서 연기를 뿜어낼 준비를 계속해서 하고 있었다. N 또한 우리가 지나가는 모습이 그저 텅 빈 복도처럼 보이도록, 항상 주변을 경계하며 해당 환술을 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니, 분명 B동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어디라는 거지?”

 S의 수신호가 멈춤을 알렸다. 그러자 그들은 일제히 그 자리에 멈춰섰다. 저 멀리서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이, 골초. 저거… 내가 뭐 어떻게 해야겠지?”

 N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C는 골초라는 말에 표정을 잠시 구기고는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더 이상의 대화는 우리의 위치만을 더욱 정확하게 알려주게 될 뿐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저기! 저기다!”

 뒤에서 누군가가 힘껏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행은 일제히 뒤를 돌아보고, 뒤에서 잔챙이 하나가 우리를 발견하고 소리치는 모습을 확인했다.

 “쳇, 조용히 가긴 글렀군.”

 이걸 맡기도록 하지. 난 다시 밖에서 제 모습을 찾으면 되니 너희들의 탈출에만 집중해.

 C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 순간에 온 몸을 연기로 바꾸어 10초 남짓의 시간만에 건물 안팎을 모두 연기로 메꾸었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에 이번에는 많은 인원의 경비들이 몰려들었다.

 “다들 숙여!!”

 S의 목소리와 함께 어디에선가 총성이 들려왔다. 그 총성은 별로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왔고, S이 고개를 잠시 들어 보니, 자신의 바로 옆에 총알이 박힌 자국이 생겨 있었다. 하마터면 저걸 맞을 뻔 했다. 나는 괜찮지만 이들은…

 “이대로 짐 챙겨서 나가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그는 조금 전, C가 내려놓은 짐을 들곤 재빨리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E와 N 또한 함께 그의 뒤를 따라 달려 나갔다.

 ‘그 녀석이 오면 골치아프다.’

 S는 재빠르게 계단을 타고 달려 내려가며 생각했다. R이 이 쪽으로 올 확률은 얼마나 되지? 그에 영향을 받아 C의 능력도 무효화되고 E의 건물을 탈출하는 데에 도움되는 능력 또한 무효화된다면… 아니, 이런 생각은 말자. 일단 지금은 이 곳을 벗어나는 데에 집중하는 거야.

 “S, 오른쪽!”

 웬 일로 그녀가 빌런네임으로 자신을 부르나 했더니, 왼쪽에서 적들이 뛰쳐 나오고 있었다. S은 그 즉시 방향을 틀어 오른쪽으로 달려 나갔다. 그리고 계단을 한 번 더 내려가서, 지하에는 넷이 타고 온 차를 주차해 둔 공간이 있었다.

 그들은 속전속결로 손발의 합이 맞는 채로 차에 짐을 싣고 자신들 또한 함께 탑승했다. 그리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이 무기를 가지고 달려오는 것을 발견했다. 운전석에 앉은 S는 바로 후진한 뒤, 방향을 틀어 출구 쪽으로 엑셀을 밟기 시작했다.

 S와 N, E가 탄 차가 그대로 속도를 높여 달리기 시작하자, 그들을 쫓아오던 무기를 든 사람들 또한 점점 달리던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달리는 차를 맨 몸으로 쫓는 것은 허무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 와중에도 차를 타고 쫓아오는 이는 존재했다.

 

 그렇게 그들은 한참을 달렸다. 달리고 또 달리다가, 어느 샌가 C의 연기가 차 안으로 가득 들어오며 그의 형체가 다시 형상화되었다. “짐은 모두 챙겼나?” 그는 꽤나 지친 모습으로 물었다. N은 짐 안 챙겼으면 우리 탈출 안 했어.” 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는 너는 어쩌면 그리 태연할 수 있냐. 라는 듯한 말을 하며 한쪽 팔로 턱을 괴고 앉아 있는 N을 바라보았다. 조수석에 앉은 E는 앞을 빤히 바라보다가

 “저기, 저… 잠시만! 야! 왼쪽으로 가, 왼쪽으로!”

 라고 소리쳤다. 그 말에 S는 자동차 핸들을 급히 꺾어 드리프트를 해 왼쪽을 향해 방향을 틀어 달렸다.

 지금 한 눈 파는 거야? 하마터면 벽에다가 갖다 박을 뻔 했잖아!

 그녀가 다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더 밟아! 빨리!”

 그들은 그렇게 연구소 근처를 빠져나가 한참을 달리고 또 달려, 연구소의 이들이 쫓아오지 못할 만한 거리만큼 도망쳐 나왔다.

 

 

 


 

 

 

 

[총 작업 소요시간 약 2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