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소설 글타입] 실제 소설 맞리퀘 작업물 2

[신청자분의 요청으로 인해 신청서 내용과 캐릭터 정보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모브, 루시오. 난 너희 둘이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단다.”

 가운데 있는 청아한 그녀의 목소리에 비해 둘이 서로를 마주보는 눈빛은 아주 바로 상대방을 물어뜯을 듯한 맹수의 모습에 가까웠다. 그나마 모브는 조금 주춤거리며 이러기 싫다는 듯 뒤로 물러나곤 했지만, 루시오는 별로 소용 없다는 것처럼 은은히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모브를 바라보았다. 겉으로 보기는 맹수보다는 이성적인 인간에 가까웠지만, 이 녀석의 속에 들어있는 것은 아주 능구렁이 같았다. 모브 또한 그런 것을 알고 있었는지, 루시오를 그리 달갑게 대할 수 없는 듯 보였다.

 아주 잔잔하고, 어떤 말도 오가지 않고, 비록 누구도 위협적인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지만 기분 탓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가 있는 것인지. 그렇게 좋아 보이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아이온은 뜬금없이 루시오를 불렀다.

 “루시오.”

 그는 무엇인가 생각을 들키기라도 한 듯 움찔 하고 어깨를 움츠렸다.

 “응, 네. 말씀하세요, 아이온.”

 그녀는 한껏 고고한 미소를 지으며 루시오에게 경고하듯 이야기했다.

 지금 하는 생각, 그만둬.

 그는 아차 싶었는지,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그녀의 존재를 간과하고 있었던 듯 ‘무엇인가 꾸미고 있던 일’에 대한 생각을 그대로 다시 거두었다. 그러자 그녀의 차가운 미소는 이내 따뜻함을 머금은 “진짜” 미소로 바뀌었다.

 그래, 착하지.

 아이온은 루시오가 있는 방향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루시오가 자신의 얼굴을 그녀의 손 가까이로 들이대었다. 그녀는 그의 머리를 솜털인형에 가볍게 붙어 있는 먼지를 만지듯 조심스럽게 쓸어내렸다. 그러자 루시오는 만족스럽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 계속해서 서 있던 모브는 루시오가 아이온에게 머리를 쓰다듬어지는 것을 보며 고개를 점점 숙였다. 누가 봐도 본인도 쓰다듬어줬으면 좋겠다는 듯한 모습. 아이온은 슬쩍 그를 곁눈질하곤 ‘너도 이리 와.’ 하고 손짓했다.

 그리고 그는 그런 그녀의 손짓에 표정이 활짝 펴지며 아이온의 옆으로 다가가 자리를 잡고 머리를 들이 미었다. 나도 쓰다듬어 달라는 듯이 그녀의 옆에 얼굴을 내밀고 낮은 자세로 그녀를 올려다보는 모브의 모습은, 아이온의 손길이 그에게 닿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녀는 자신의 양쪽에 있는 귀여운 녀석들이 서로 으르렁거리다가 스스로의 손길 하나에 굉장히 순해진다는 것이 상당히 만족스러운 듯 보였다. 가만히 둘의 머리를 쓰담던 그녀가 말했다.

 “이제 싸우지 말아야지.”

 루시오는 그녀의 손길에 취해 눈을 감은 채로 응, 알았어요. 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물론 그가 다시 싸우지 않을 일은 없었다. 분명히 모브는 루시오 그의 계획에 방해되는 자였고, 처리해 마땅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그녀가 그러지 말라기에. 나의 그녀가⋯.

 그렇기에 당장에는 드러내던 이빨을 다시 집어넣고 그녀의 앞에 배를 보이며 드러누울 것이다. 모브 또한 루시오가 상당히 무서웠지만, 그녀가 싸우지 말라 하기에. 그렇기에 그녀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들을 것인 그는 주인을 너무나 좋아하는 강아지처럼, 계속해서 그녀의 손길을 느끼며 그녀에게 자신이 닿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예쁘네.”

 그녀가 둘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둘은 모두 서로가 별로 아니꼬웠지만, 그녀가 이 상황을 나쁘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아 가만히 있었다.

 아, 나의 여왕님. 당신이 원하신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거예요.

 아마 그녀의 약혼자 둘은 그 순간만큼은 똑같은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총 소요시간 약 2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