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만 보고 천 자 과거 날조해 드림] 타입 (실제 맞리퀘 작업물)

 
 

[신청자 분 요청 사항]
 
이 아이 설정을 좀 더 입맛대로 붙이셔서 마음대로 써주실수 있을까요?
 

이즈님 D 탄산수님 A

> 주어진 간단한 설정: 현대 아포칼립스 세계관,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아이. 집착이 심함. 현재 소심한 여자아이에게 빠져 따라다니는 중.


 
 


 
 
 
 
 “그래서… 거길 나가려고?”
 안개가 가득 낀 듯한 눈동자.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지만 굳이 그걸 입으로 옮기지는 않는 것 같은 동공. 저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가운데 들어있는 생각이 도무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어, 응… 그렇긴 한데.”
 옷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여자아이는 그녀의 눈을 마주치길 꺼리는 듯 시선을 피했다. 그녀가 계속해서 시선을 들이대자, 아이는 꽤나 긴장한 듯 주춤거렸다.
 ‘지금 나가면 안 되는데.’
 그녀는 바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럼에도 여자아이는 계속해서 쭈뼛대며 제 손을 서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지금은 온통 통제구역으로 바뀌었단 말이야. 그런데 이 상황에서 얘가 밖에 나갔다가…’
 그녀의 동공이 작게 수축되며 공명하는 것이 보였다.
 ‘다치기라도 하면?’
 
 “저기…”
 여자아이는 그녀에게 작게 속삭이듯 말을 걸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리고 최대한 부드럽게 고개를 들려 여자아이를 빤히 내려다 보았다.
 
 “왜?”
 여자아이는 그 물음에 대답을 이어가지 못했다. “아…”나 “어…”,”음…” 같은 말을 망설이는 추임새만 잔뜩 내뱉을 뿐이었다. 그녀는 생긋 눈웃음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지금 나가는 건 안 돼.”
 여자아이는 안 돼. 라는 대목에서 흠칫거리더니, ‘그러니까…’ 하는 말을 작게 속삭이듯 꺼냈다.
 “지금 밖은 너무 위험해. 넌 무기도 마땅히 없잖아.”
 이런 거라든가.
 라고 하며 그녀가 꺼내든 것은 다름아닌 단도였다. 여자아이의 차림새로 보나, 덩치로 보나… 이것저것 성격이라든가 무엇이든 따져 보아도 저런 것을 이 아이가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그렇지만, 그 때 그 친구가 마음에 걸려서…”
 
 아, 그 피난 중 도태됐던 한심한 녀석.
 마치 그렇게 말하는 듯한 눈동자를 가진 그녀가 한 손으로 단도를 휙휙 돌리다가 위로 살짝 던지고는, 다시 받아 그대로 움켜쥐었다. 그녀는 떨어지는 단도의 손잡이 부분을 정확히 낚아채어 손에 상처 하나 남지 않은 채로 단도를 다시 받아내었다. 가히 완벽한 움직임이었다.
 “그 친구가 마음에 걸려?”
 그녀는 무언가 하나 머리에서 빠진 게 있는 듯이 공허해 보이는 채로 여자아이에게 물었다. 아이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미심쩍게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녀는 한숨을 깊게 푹 내쉬더니, 이윽고 말을 다시 이어갔다.
 “걔를 구해주면 너는.”
 
 “...나는?”
 넌 뭘 해줄 수 있는데?
 여자아이는 꽤나 당황한 듯 보였다. 그렇겠지.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 따윈 없을 테니까. 식량도 모두 이 녀석이 구해 오고, 잠자리도, 다닐 수 있는 길도 모두…
 그녀는 여자아이의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 보았다. 여자아이는 계속해서 쭈뼛대다가 그녀의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
 “내 곁에 계속 있어 줘.”
 그 순간 그녀가 말했다. 내 바람은 그것 뿐이야. 그리고 바로 다음 말을 이어갔다. 여자아이는 겨우 그거…? 라는 듯이 당황한 듯 보이다가, “어, 응…” 하며 고개를 연신 끄덕거렸다.
 
 “알겠어.”
 그 녀석. 구해 올게. 파란 눈에 하얀 머리 녀석 말이지?
 그녀가 단도를 다시 품속에 집어넣으며, 제 주변에 있던 총기를 자신의 등에 들쳐매었다. 그녀는 ‘한심한 녀석이긴 하지만…’ 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응, 맞아… 파란 눈에 하얀 머리… 조금 짧은 단발인데… 하며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를 내었다.
 그녀는 생긋 웃어 보였다. 무엇인가 결여된 듯한, 섬뜩하기도 한 그녀의 웃음은 여자아이를 긴장케 했지만, 그녀는 절대 여자아이를 해칠 리 없었다.
 ‘그야, 내 삶의 이유가 바로…’
 
 그녀는 품 속의 단도를 꾹 눌러 쥐고는 언제든 바로 꺼내 휘두를 수 있게 손목을 비틀어 두었다.
 “다녀올게.”
 그 존재는 그렇게 홀로 바깥으로 나섰다.
 
 


 
 
 

[총 순수 작업 소요 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