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만 보고 천 자 과거 날조해 드림] 타입 (최근 리퀘 작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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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숨의 나름]


 하늘과 땅 차이.
 그 말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가.

 "야, 모르테. 넌 또 낙제점이라며?"
 아. 잊고 있었던 목소리. 숨을 들이쉴 때마다 악의가 가득 들어찬 공기의 냄새가 난다. 그 향은 마치 나를 조잡한 벌레를 내려다 보는 커다란 무언가의 눈동자 같아서, 바닥을 보고 걸어도 시선이 마주치는 기분이 든다.
 악의에 찬 부름은 내가 딱히 대꾸하지 않아도 고개를 다시 들게 만든다. 왜냐하면, 다시 고개를 들어 대답하지 않으면 대답하지 않는다며 으르렁댈 것이 뻔하니까.
 "응. 그래서?"

 내 점수가 제 삶과 대체 무슨 상관이길래 이렇게 계속해서 시비를 걸어오는 거람. 나는 물론 그 이유를 알고 있지만 딱히 생각하거나 마주하고 싶진 않다.
 그래서라니, 낙제점이면 빨리 여기서 나가야지.
 서서히 공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나무 뿌리처럼 내 목을 조르는 듯한 목소리.
 그 목소리에게 내가 돌려줄 것은 하하. 하는 건조한 웃음뿐이었다.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계속 걷기만 했지만.

 "이곳에서 아무리 너를 받아줬다 하더라도, 여긴 너 같은 머글들이 오는 곳이 아니야."
 또 느껴진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내 온 몸을 구석구석 훑다가 그대로 어두캄캄한 심연같은 커다란 짐승의 목구멍 속으로 집어삼켜 버릴 것 같은 감각. 나는 그 감각을 느낌에 한이 서려 감각을 끊어버리고만 싶지만, 그렇게 된다면 내 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터였다.
 그렇게는 안 될 일이지.

 숨을 쉴 때마다 이야기를 듣는다. 순혈 마법사와 머글 가문에서 태어난 쭉정이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하늘이 뭐고 땅이 뭔가. 그게 다 무엇이란 말인가.
 그게 다 뭐고 뭐 하는 치들이길래 나를 이렇게 조롱하고 농락하는 것이 정당화된단 말인가.
 오늘도 숨을 조여온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니, 하지 않는다.

 내 숨도 나름의 핏줄이 있고, 그 핏줄도 나름의 맥동이 있다.
 두고 봐. 언젠가 네놈들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내려다 봐 주지. 내가 머글이면 너희는 썩을 놈들이니까.

 

 

 


 

 

 

[총 작업 소요 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