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보고 과거/상황 날조 타입] 실제 커미션 작업물 2

받은 외관

 

 

[신청자분 작성 내용]

 

외관 :: 각각 냐비님da, 본인a
이미 있는 간단한 설정 :: 이름 리피, 결함있는 천사, 존댓말 사용, 음침하고 자낮에 꽤 불안정...
들어가지 않았음 하는 요소 :: 딱히 x

 

 

 


 

 

 

 “저기, 그러니까⋯. 그게⋯.”

 한 소녀가 우물쭈물거리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 소녀의 앞 테이블에 앉아있던 천사들은 그 소녀의 말을 들으며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딱히 ‘무슨 일이야?’나 ‘괜찮아?’ 같은 말은 하지 않는 채 계속해서 그녀를 보고만 있는 것이었다. 이 정도로 쭈뼛대는 거면 한 번 누군가 물어봐 줄 만도 한데.

 그 자리에 앉아있던 천사들은 모두 그녀를 멸시했다. 그러고는 그녀가 말을 거는 것을 무시한 채 각자의 식사를 전부 마치고 그대로 그녀는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 처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자리를 벗어나면 더 이상 저 녀석과 대화하지 않아도 돼. 마치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도 실패했네⋯.’

 소녀는 검게 물든 발로 땅의 돌을 툭 차 날려보내며 생각했다. 시선을 내리깔고, 바닥만을 바라보며 스스로는 하늘로 날아오를 수 없을 것 처럼⋯.

 소녀의 날개와 발, 손가락 끝은 점점 검은 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심지어 천사의 상징이자 능력의 원천인 헤일로마저 그렇게 되어가고 있었다. 이 원인불명의 현상은 나타나자 마자 그녀가 원래 가지고 있던 능력을 모두 앗아가 버렸고, 그와 더불어 소녀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천사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헤일로. 그것은 천사의 머리에 떠 있는 고리. 그리고 천사의 상징. 대체 왜 소녀의 헤일로는 이렇게 검은 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것일까? 날개 또한 함께 물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그녀의 숨은 절로 한숨으로 바뀌어 갔다.

 검은 빛깔의 손가락 끝을 바라보아도 마찬가지였다. 굉장히 좋아하던 피아노 치기도, 마치 스스로가 건드린 피아노 건반마저 오염될까 조심스러워지며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그녀는 잠시 피아노 의자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 보며 생각했다.

 ‘나는 이대로 악마가 되어 버리는 걸까.’

 모든 것이 검은 모습이 된 그녀는 눈을 감았다. 이대로 나는 앞으로 어떻게 이 천사들의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지?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몸에 있던 검은 자국들은 모두 산산히 조각나며 마치 바깥으로 터져 나가듯 흩어져 갔다.

 그녀는 자신의 한 발짝 더 나아간 모습을 보았다.

 “⋯타락이 아니었구나.”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그녀의 몸에서는 지금까지의 누구보다도 환한, 여명과도 같은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작업 소요시간 약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