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만 보고 과거/상황 날조 타입] 실제 커미션 작업물 3

만두님 DA

[신청자분 요청 내용]

 

탐정 혹은 지망생 캐릭터,

추리를 할 때 꿀푸딩을 먹고 나서 "떠올랐다...!"

하고 말하고 추리하는 설정이 있음.

해당 설정이 적힌 원 일러스트가 있으나, 해당 일러스트는 비공개 요청으로 제 본문 입력으로 내용 대체합니다.

 

 

 


 

 

 

 

“잠깐만, 뭔가 있어!”
양 쪽으로 머리를 길게 땋아 내린 옅은 갈색 머리의 소녀가 작게 외쳤다. 그러자 숲 속에 있던 모든 다람쥐들이 일제히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소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얘들아, 우리 도토리를 가져간 자가 누구인지 내가 알아내 볼게!”
소녀는 자신의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다람쥐들을 내려다 보며 힘차게 말했다. 그러고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품에서 무엇인가 소녀의 손바닥만한 것을 꺼내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꿀푸딩이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푸딩에, 꿀이 발라져 있는 맛있는 간식. 소녀는 그것을 열어 한 입씩 오물오물 녹여 먹기 시작했다.
“내 생각에는, 아마 옆 동네 청설모 같은데!”
으음, 생각이 더 안 나⋯. 소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이걸 더 먹어야 생각날 것 같아!’ 라고 하며 또 한 입 베어 먹었다.
“음, 청설모. 옆동네 청설모. 그 중에 우리 도토리를 훔쳐 갈 만한 녀석이 누가 있을까.”
소녀가 푸딩을 한 입 베어 물고 삼킬 때 마다 그 사이사이에 한 마디씩 뱉었다. 누가 있을까, 어디의 뭐 하는 녀석일까. 하는 추리할 만한 거리를 잔뜩 이야기하다가 다시 한 번 푸딩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는 식의 행동이 반복되었다.
소녀의 곁에 있는 다람쥐들은 다섯 마리 정도 되었는데, 그 조그마한 모든 다람쥐가 한 번에 똑같은 구도로 작은 소녀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라는 느낌의 추리를 하는 순간 소녀는 품에 들고 있던 꿀푸딩을 먹다가 손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꿀꺽 하고 먹던 것을 그대로 삼켰다.

“떠올랐다…!”
꿀푸딩을 반 이상 먹은 순간, 무엇인가 머릿속에 단서가 떠오른 듯 소녀는 눈을 빛내기 시작했다. 소녀는 푸딩을 다 먹고는 푸딩을 먹는 데에 썼던 숟가락과 푸딩이 들어 있던 용기를 다시 품에 정리해 넣었다. 그러고는 해맑게 웃으며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
“아하! 2주 전에 도토리 창고 위치를 옮기려고 다른 곳에 다 모아 두었었지!”
소녀의 입 가에는 꿀이 묻어 있었다. 소녀는 신나게 먹느라 묻힌 꿀을 이번에는 품에서 휴지를 꺼내어 그 흔적을 닦아 두었다. 환히 웃는 소녀의 모습에 그녀를 올려다 보던 다람쥐들도 서로 무엇인가 이야기를 나누듯 각자의 모습을 마주 보았다.
“그렇다면 옮긴 도토리 창고 위치가 어디였을까?!”
소녀는 다시 품에서 돋보기를 꺼내어 손에 쥐고 웃기 시작했다. 분명 도토리 창고의 위치를 모르는 것이라면 다람쥐들에게는 아주 긴급한 상황일 텐데, 소녀는 이 상황이 아주 즐거운 듯 보였다. 물론 그 긴급한 것이 즐거워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돋보기를 들고 이리저리 숲을 돌아다니기 시작하며 살피는 것이,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추리 자체가 매우 즐거워 보였다.
“이 쪽인가?”
소녀가 한 번 이동할 때 마다 다섯 마리의 다람쥐들이 함께 이동했다. 수풀을 바스락거리며 스쳐 지나가는 소리가 잔잔하게 숲 속을 메웠다. 그러다가 소녀는 특정 나무를 중심으로 그 옆을 세 바퀴 정도 빙글빙글 돌다가 멈춰 섰다. 소녀는 그 나무를 올려다 보며 ‘여긴가?’ 하고 말했다. 그리고 그렇게 올려다 본 나무 가운데에는, 마치 무엇인가를 넣어 두었을 만한 구멍이 소녀의 얼굴만한 크기로 나 있었다.

그러자 소녀의 옆을 함께 돌아다니던 다섯 마리의 다람쥐 중 하나가 그대로 나무를 타고 올라가 구멍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고는 소녀의 “거기 있어?” 하는 외침에 대답하듯 도토리를 양 손 가득 들고는 그 구멍 밖으로 고개를 쏙 내밀어 보였다.
“거기 있었구나!”
소녀가 그렇게 이야기함과 동시에 그녀의 주변에 있던 나머지 네 마리의 다람쥐들이 다 같이 그 나무를 타고 올라갔다. 그러고는 다들 해당 구멍으로 들어가서 도토리를 한 개, 혹은 두 개씩 꺼내어 내려왔다. 그리고 그런 다람쥐들을 바라보는 소녀의 표정은 매우 만족스러워 보였다.
“어때, 내 실력 좋지?”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소녀의 앞으로 다람쥐 중 하나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도토리 하나를 소녀가 있는 방향으로 쭉 뻗어 건네어 주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거⋯. 나 주는 거야? 하는 소녀의 물음에, 다람쥐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냈다. 소녀는 해맑은 표정으로 “고마워!” 하고 인사를 건네며 환히 웃어 보였다. 네 마리의 다람쥐는 그 옆에서 도토리를 까 먹고 있었고, 소녀는 굉장히 뿌듯해 보이는 표정으로 다람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에 소녀에게 도토리를 건네어 주었던 다람쥐가 다시 한 번 도토리 창고로 쓰이는 나무 구멍으로 들어가고는, 자신 또한 도토리 하나를 꺼내 와 갉아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뿌듯한 표정으로 웃는 소녀와 도토리를 먹는 다섯 마리가 오늘도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했다.
소녀의 헤헤 하고 웃는 작은 웃음소리가 숲의 나뭇잎 사이로 잔잔하게 부는 바람을 타고 초록빛 가득한 공간에 울렸다.

 

 

 


 

 

 

 

[총 소요시간 1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