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만 보고 과거/상황 날조 타입] 실제 커미션 작업물 4

 

[신청자분 요청사항]

 


 

 

 “너희들, 그거 뭐야?”

 옅은 하늘색 집업 상의를 입은, 흰 머리칼의 소녀가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교복을 입은 채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아이들은 순간적으로 온 몸이 굳은 것 처럼, 손에 담배를 든 채로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아, 이거⋯.”

 골목에 있던 소년 중 하나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러자 소녀는 ‘담배는 안 된다고 했을 텐데.’ 하고 단호한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러고는 ‘게다가 여긴 학교 옆이잖아. 담배를 몰래 피울 거라면, 그래도 최소한 양심적인 장소에서 피워야 하는 것 아냐?’ 라는 말 또한 덧붙였다. 원래 불량한 아이들이라면 그렇게 말하는 그녀에게 ‘네가 뭔데’ 같은 식으로 반응할 수 있었겠으나, 그들은 굳이 그런 반응까지는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게 그녀가 근처에 다가오면 무엇인가 분노 혹은 날카로웠던 성격 등이 수그러드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뭐, 그녀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라서 주변인들에게 모두 선한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기 때문이라도 한 걸까.

 “당장 불 끄고, 주머니에 있는 것도 다 꺼내.”

 소녀는 단호한 말투로 그들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그들은 왠지 모르게 그래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손을 자연스레 움직여 자신의 품에 있던 모든 여분의 담배들을 다 꺼내 들었다.

 

 “저기 하수구 보이지? 거기에다가 전부 버려. 남은 담뱃값이 아까우면 내가 어느 정도 줄게.”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품에서 지갑을 꺼내는 것을, 담배를 피우던 학생들은 손사래를 치며 괜찮다 말했다. 그러고는 이상하게도 순순히 그녀의 말을 들으며 가지고 있던 담배를 모두 구겨 모양을 망가트리고는, 하수구 구멍 사이로 집어 넣었다. 풍덩, 하는 구정물에 담배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 잘 했어. 다음에 또 발견하면 그 때는 벌을 줄 거야.”

 그들은 그녀의 말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의 담배를 피우는 불량학생이라면 네가 뭔데 관여하냐며 역정을 낼 수도 있었겠지만, 이상하게도⋯. 매번 그녀의 말은 들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그들이었다.

 그녀가 너무 예쁜 탓도 있는 것일까.

 소녀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신비로운 하얀 머리칼에, 자신이 입고 있는 상의와 비슷한 색의 반짝거리는 옅은 하늘색 눈동자. 그리고 동그랗고 커다란 눈과 긴 속눈썹에 앙다문 듯한 귀엽고 작은 입술. 이 외모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들 꽤나 그녀에 대해 신비로운 인상을 받고 있었다. 실제로 그녀가 거리를 지나면 열에 다섯은 멍하니 잠시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조금 뒤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가던 길을 다시 나설 만큼 그녀는 신비롭고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이 세계에서는 동물의 귀와 꼬리를 가진 사람이라거나, 초록색이나 파란색, 하얀색 등의 원래 인간 세상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머리색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굳이 따지자면 보통의 인간 세상의 ‘평행세계’라는 느낌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세계에서마저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보통의 인간 세상과 비슷하게 존재하는, 학교라는 교육시설에 다니며 또래의 불량한 학생들이 하는 행동들을 교정하는 선도부원이었다. 그녀는 학교를 다닐 때에도 교복 위에 항상 옅은 하늘색 집업 상의를 입고 다녔다.

 그 때문일까, 옅은 하늘색과 신비로울 정도로 흰 머리칼은 그녀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느낌으로 학교 내에 명성이 자자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바른 행동을 해야 할 것 같은, 또한 그녀의 말을 듣지 않으면 왠지 모르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부정적인 일이 꼭 하나씩은 생겨나는. 그런 아이로 소문이 자자했다.

 그녀는 계속해서 학교 안팎의 불량학생들을 제지하러 다녔다. 비록 할 줄 아는 것이 그저 말하는 것 하나, 뛰어난 것은 아름다운 외모와 홀리는 듯한 목소리 뿐이라 해도 타인을 자신의 이야기대로 행동하게 만들기에는 그 뿐으로 충분했다.

 그녀가 다니는 옆 학교에까지도 퍼져 있는 소문이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지적한 불량한 품행을 바로 고치지 않으면 사소한 일이지만 불행이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와 이 세상의 인간들의 품행을 교정해 주는 천사가 소소하고 미미한 벌을 주는 것 처럼 말이다. 물론 그 이야기를 진심으로 믿는 자야 있겠는가? 어디까지나 소문일 테지.

 소녀는 그들이 자신을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하던 조금 전의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쩌면, 소녀에 대한 그러한 소문은 사실일지도 모른다.

 

 


 

 

 

[소요시간 약 4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