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만 보고 서사/상황 날조 타입] 실제 커미션 작업물 5

[신청자분의 요청으로 인해 이미지를 비공개하고, 대신 외관에 대한 설명과 요청사항 캡쳐본으로 대체합니다.]

 

흑발에 안광 없는 백안, 소년 캐릭터라는 느낌의 이미지,

수트나 정장 같은 느낌의 의상, 반바지와 붕대, 가터벨트, 검은 빵모자

전체적으로 무채색 색감 위주의 캐릭터였습니다.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은 캐릭터는 지박소년 하나코군의 하나코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쉿, 조용히 해 봐.”

 이 곳에는 나 뿐이었다. 분명 조금 전에 체육 선생님께 부탁을 받았고, 창고에 와서 공을 가져다 달라는 말을 들었다. 왜냐면 나는 체육부장이니까. 그런데 뒤에서 누군가가 움직이는 듯한 감각이 느껴져 돌아보자, 무엇인가가 흐릿하게 공기를 흐트러뜨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게, 무슨⋯.

 그러한 생각을 하는 찰나, 조금 전의 그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었다. 내가 뭐야, ‘누군가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자, 일렁거리던 것은 이내 내 시선의 앞으로 움직이며 다시 한 번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보이는 거 맞지?”

 애써 모른 척 했다. 그 일렁거리던 것이 보이는 곳과 반대되는 쪽으로 가서 물건을 뒤적거리며 일부러 하나 더 찾는 척 했다. 그러나 그 일렁임은 나의 옆으로 와 내 귀에 대고 목소리를 냈다.

 “모르는 척 하지 마.”

 그냥 부탁하고 싶은 게 하나 있을 뿐이니까. 나는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다. 바라는 건 오직 그것 뿐이야. 목소리가 이어나가는 말이 들려올 때마다 내 몸 안의 맥동 또한 함께 느껴졌다. 이것이 무슨 감각이지, 존재하지 않는 것에 의한 스스로의 맥동의 동요라니.

 

 “내 기억을 찾고 싶어.”

 그가 말하는 것은 간단했다. 자신은 이 학교 근처에서 계속해서 떠돌고 있던 혼이고, 살아생전 기억이 전혀 없어 그것에 대한 단서를 찾고 싶다고. 그리고 자신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내가 충격을 받을까 봐 그런 것이라고 한다. 뭐, 물론 아무도 없던 곳에서 누군가가 갑자기 나타난다면 놀라기야 하겠지만.

 그게 유령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가 이미 내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으니까, 너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형체를 나타내도 될까. 나는 애써 모른 척 하려던 것을 멈추고 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고마워.”

 그는 그렇게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는⋯⋯.

 나를 마주 보았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액자 속에서만 보던 형의 모습이었다.

 

 ‘네게는 형이 있었단다. 지금은 여기 없지만, 그래도 우리 마음 속에는 있을 거야.’

 어머니의 말. 아버지의 말. 그리고 액자 속에 비춰져 있던 웃는 모습의 소년. 그 얼굴을 가진 소년이 지금 내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나에 대해서 아는 거⋯. 혹시 있어?”

 

 


 

 

 

[작업 소요 시간 약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