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만 보고 서사/상황 날조 타입] 실제 커미션 샘플 8

[신청자분의 요청으로 인해 이미지는 비공개, 외관을 글 서술로 대체합니다.]

 

여장남자 남캐 1명, 정장 입은 남캐 1명 이렇게 두 명의 페어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계속 알고 지내어 서로 모르는 게 없다는 설정이며,

여장남자 캐릭터 쪽이 들이대고 정장 입은 쪽이 철벽치는 느낌으로 신청하셨습니다.

 


 

 “있잖아. 내가 진짜 여자였으면 어땠을 것 같아?”

 장난기 넘치는 그의 목소리에 메르헨은 옆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턱을 괴고 헤헤 웃으며 메르헨을 바라보는 메이가 앉아 있었다.

 “도서관이잖아. 책이나 읽어.”

 “에이, 그래두. 지금 시끄럽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너한테만 들리게 조용조용 말하고 있잖아.

 메이가 메르헨의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이자, 메르헨은 소리 없이 한 쪽 팔을 휘적이며 “뭐 하는 거야!” 하고 입모양으로만 말해 보였다. 그러자 메이는 재미있다는 듯이 호탕하게 웃었다.

 “너 진짜 재밌는거 알지?”

 메이가 의자에 앉은 자신의 다리를 앞뒤로 왔다갔다 흔들며 메르헨을 그대로 바라보았다. 그는 책을 읽던 것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는지, 책을 더욱 자신의 얼굴에 가까이 대며 말했다.

 “그 얘기 어릴 때부터 계속 해왔던 것도 알지?”

 메르헨의 말에 메이가 웃음지었다. 에이, 그러면서도 내가 여장하는 것까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잖아!

 그 정도면 우리 진짜 딱 맞는 거 아냐? 아니, 그러니까 내가 여자였으면 어땠을 것 같은데? 응? 지금도 이렇게⋯. 내가 보기에는 나름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키 큰 멋진 언니처럼. 메이가 조잘거리는 것에 그는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언니고 자시고, 너는 일단 남자잖아.”

 아니, 그래서 만약에라는 거지.

 나도 내가 남자인 건 알아. 근데 내가 여자였으면 널 충분히 꼬시고도 남지 않았을까? 메이는 그래도 도서관이라는 것을 계속 자각하는 듯이, 소리 없이 다시 한 번 호탕하게 웃음지었다. 메르헨은 표정을 구기며 책을 읽어 내려 나갔다.

 공간과 시간에 대한⋯. 뭐, 그런 시덥잖은 재미없는 책이었다. 메이는 계속해서 나랑 조금만 수다 떨어주면 안 돼? 라는 식으로 말을 걸어왔고, 메르헨은 조금도, 아주 미약하게 조차도 책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돌아오는 대답은 매번 ”책이나 읽어.” 같은 식이었고, 메이 또한 마찬가지로 “쳇.” 하는 소리를 내는 식이었다.

 그러나 메르헨은 메이를 완전히 쳐내지 않았고, 메이도 메르헨을 떠나는 일은 없었다.

 둘은 그야말로 소꿉친구라는 느낌이었다. 계속해서 투닥거리면서 메르헨이 메이를 밀어내는 듯 했지만⋯. 그저 조용한 공간에서. 메이가 소리 없이 천천히 미소지었다.

 

 


 

 

 

[작업 소요시간 약 30분]